6. 다이어트 한약엔 대체 뭐가 들어갈까 — 약재들의 '포지션' 이야기

김은아 원장 2026-07-22 약 4분 읽기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다이어트 한약은 '한 가지 약'이 아닙니다. 역할이 서로 다른 약재 여러 개가 모인 입니다. 축구로 치면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가 각자 자리에서 다른 일을 하듯, 약재들도 각자 식욕·붓기·배변·기운을 나눠 맡습니다. 그리고 사람마다 필요한 포지션 조합이 다르기 때문에, 처방도 사람마다 달라집니다. 오늘은 이 '선수 명단'을 하나씩 소개하겠습니다. 다 읽고 나면 처방전에 적힌 낯선 이름들이 더는 무섭지 않으실 겁니다.

미드필더 — 식욕을 조율하는 약재

팀의 중심을 잡는 미드필더 자리엔 앞서 5번 칼럼에서 소개한 마황이 대표적으로 들어갑니다. 교감신경을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 소모를 높이는, 다이어트 한약에서 가장 존재감이 큰 선수입니다. 동시에 가장 신중하게 다뤄야 하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이 마황의 안전성과 부작용은 워낙 중요한 주제라 8·9번 칼럼에서 통째로 다루겠습니다. 여기서는 "식욕을 조율하는 핵심 포지션이 있다" 정도만 기억해 주세요.

수비수 — 붓기와 수분을 빼는 약재

의외로 살처럼 보이는 것의 상당 부분이 '물'인 분들이 있습니다. 아침에 얼굴이 붓고, 저녁이면 종아리가 무거워지는 물렁한 체형이죠. 이런 분들에겐 수분 대사를 돕는 수비수들이 중요합니다. 택사, 복령, 의이인, 황기 같은 약재가 여기 해당합니다. 정체된 수분을 소변으로 내보내고 순환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이런 약재로 구성된 방기황기탕이라는 처방은, 얼굴이 희고 잘 붓고 땀이 많으며 쉽게 피로한 '물살' 체형을 목표로 하는 대표적인 부종형 처방입니다.

공격수 — 적체와 배변을 뚫는 약재

반대로 몸이 단단하고, 열이 많고, 변비가 잦은 실증형 체형이 있습니다. 잘 먹고 잘 쌓아두는 타입이죠. 이런 분들에겐 정체된 것을 아래로 밀어내는 공격수가 필요합니다. 대황 같은 약재가 배변을 돕고 습열을 풀어냅니다. 이런 계열을 대표하는 처방이 방풍통성산인데, 근육이 단단하고 갈증이 있으며 얼굴이 붉은 실증형을 목표로 하는, 예로부터 체중과 관련해 알려진 처방입니다.

여기서 핵심 반전 — 같은 '비만'인데 정반대 약이 나갑니다

눈치채셨나요? 방금 나온 두 처방, 방기황기탕과 방풍통성산은 겨냥하는 사람이 정반대입니다. 하나는 물렁하게 붓는 사람, 하나는 단단하고 열이 많은 사람. 똑같이 "살 빼러 왔다"고 해도, 몸의 상태가 정반대면 들어가는 약도 정반대가 되는 겁니다. 물살인 사람에게 실증형 약을 쓰면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몸이 축날 수 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이어트 한약이 "누구에게나 똑같은 그 약"이 아닌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서포터 — 기운과 소화를 받치는 약재

마지막으로 팀 전체가 지치지 않도록 받쳐주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면 식사량이 줄어 기운이 빠지고 소화가 흐트러지기 쉬운데, 황기처럼 기운을 보하는 약재, 소화와 순환을 돕는 약재들이 이 자리를 맡습니다. 살을 빼되 몸이 상하지 않게, 컨디션을 유지하며 완주하도록 돕는 역할입니다. 무리하게 굶기는 방식과 한방 접근이 갈라지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글을 읽고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여기까지 읽으면 "나는 물살이니까 방기황기탕!" 하고 스스로 진단하고 싶어지실 겁니다. 딱 잘라 말씀드립니다. 셀프 처방은 절대 금물입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사람은 대부분 한 가지 유형으로 딱 떨어지지 않습니다. 붓기와 실열이 섞여 있고, 겉과 속이 다른 경우가 흔합니다. 둘째, 마황처럼 강한 약재는 개인의 심장·혈압·복용 중인 약에 따라 위험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셋째, 잘못된 조합은 효과가 없는 걸 넘어 몸을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료가 필요한 겁니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내 유형을 판단하고 처방을 정하는 걸까요? 바로 다음 7번 칼럼에서 '왜, 어떻게 처방이 개인마다 달라지는가'를 이어가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다이어트 한약에는 항상 마황이 들어가나요? A. 아닙니다. 마황은 대표적인 약재이지만 필수는 아닙니다. 체형과 건강 상태에 따라 마황 없이 붓기·배변·순환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구성하기도 합니다(마황 없는 처방은 9번 칼럼에서 다룹니다).

Q. 붓는 체질과 단단한 체질의 약이 다르다는 게 사실인가요? A. 네. 물렁한 부종형과 단단한 실증형은 목표가 정반대라 처방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같은 비만이라도 개인 진단이 중요합니다.

Q. 이 약재들을 제가 직접 사서 먹어도 되나요? A. 안 됩니다. 유형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고, 강한 약재는 개인 상태에 따라 위험할 수 있어 반드시 한의사 진단을 거쳐야 합니다.

참고 근거 · 방기황기탕·방풍통성산 등 체중 관련 한약제제의 목표 체형과 약리(국내 문헌·식약처 분류) · 사상체질별 비만 처방의 역할 구분(식욕·부종·순환 등)에 관한 한의학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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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김은아 원장 정원한의원 다이어트 진료 담당.

 스스로 20kg 감량을 10년간 유지해 온 경험과 한방내과적 접근을 바탕으로, 무리한 감량이 아닌 몸의 균형 회복을 지향합니다. 

유튜브 '다이어트 멘토 김은아'에서도 정보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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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진료를 대체하지 않으며, 치료 반응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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