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저는 마황이 안 맞아요" — 마황 없는 다이어트 한약 이야기

김은아 원장 2026-07-24 약 5분 읽기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마황이 맞지 않는다고 다이어트 한약을 포기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마황을 빼고 접근하는 방법이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오늘 글에서 제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다른 쪽입니다. 마황 없는 처방은 '더 좋은 약'이 아니라 **'다른 전략'**이고, 거기에는 감량 속도라는 분명한 대가가 따릅니다. 이 거래 조건을 정확히 아셔야 후회 없는 선택을 하십니다. 오늘도 좋은 얘기만 하지 않겠습니다.

"예전에 다이어트 한약 먹다가 심장이 너무 뛰어서 버렸어요"

진료실에서 정말 자주 듣는 말입니다. 가슴이 두근거려서, 밤에 한숨도 못 자서, 손이 떨려서 남은 약을 그냥 버리셨다는 분들. 그러고는 "나는 한약이 안 받는 체질인가 보다" 하고 포기하십니다. 그런데 이건 체질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불편의 대부분은 8번 칼럼에서 다룬 마황에서 나옵니다. 마황을 빼거나 줄이면, 같은 사람이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 됩니다.

참고로, 마황 부작용이 다 '못 견딜 일'은 아닙니다

여기서 한 가지 정확히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마황 복용 초기의 입 마름이나 가벼운 두근거림은 적정량을 쓰면 대개 일주일 안에 잦아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몸이 적응하는 과정인 거죠. 그러니 이틀 먹어보고 바로 포기하시는 것도, 반대로 힘든 걸 몇 주씩 참으시는 것도 둘 다 좋은 선택은 아닙니다. 판단 기준은 명확합니다. 증상이 일상생활을 방해하는가,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가. 여기에 해당하면 참지 말고 바로 알리셔야 합니다. 그때 조정하거나 빼면 됩니다.

여기서 여러분이 알아두면 좋은 숫자 하나

대한한방비만학회가 권고하는 1일 마황 섭취량은 4.5~7.5g 이하입니다. 참고로 미국 FDA의 에페드린 1일 권장 상한은 150mg입니다. 이 숫자를 왜 알려드리냐면, 여러분이 직접 확인하실 수 있는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상담하실 때 **"제 처방에 마황이 하루 몇 그램 들어가나요?"**라고 물어보셔도 됩니다. 좋은 진료라면 이 질문에 명확히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럼 마황 없이는 어떻게 살을 뺀다는 걸까요?

전략이 완전히 바뀝니다. 마황이 '엑셀을 밟는' 방식이라면, 마황 없는 처방은 '막힌 데를 뚫고 엔진을 손보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6번 칼럼에서 소개한 포지션들이 여기서 주력이 됩니다. 잘 붓고 물렁한 체형이라면 정체된 수분을 빼내고 순환을 돕는 방향으로, 소화기가 약하고 기운이 없어 대사가 처진 분이라면 오히려 몸을 받쳐주고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갑니다. 실제로 부작용 때문에 마황을 뺄 때는 몸의 균형을 조절하고 체력을 보태주는 약재 중심으로 구성해, 장부 기능을 회복시키고 대사율을 끌어올리는 접근을 씁니다. 억지로 식욕을 누르는 게 아니라, 살이 안 빠지던 원인 쪽을 손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정직하게 말씀드립니다 — 대가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 제일 중요한 대목입니다. 마황을 뺀다는 건 식욕 억제와 열 생성이라는 가장 강력한 지렛대 두 개를 내려놓는 것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감량 속도는 더 완만할 수 있습니다. 한 달에 확 빠지는 그림을 기대하시면 실망하실 수 있습니다. 마황 없는 처방을 "순하면서 효과는 똑같은 약"처럼 설명하는 건 정직하지 않습니다. 순한 만큼 천천히 갑니다. 대신 얻는 것도 분명합니다. 불편이 적으니 오래 지속할 수 있고, 몸을 상하게 하며 빼는 게 아니니 유지에 유리합니다. 어느 쪽이 나은지는 당신의 몸 상태와 상황이 정합니다.

그럼 누가 마황 없는 쪽을 고려해야 할까요?

첫째, 이전에 마황 함유 한약이나 다이어트 약을 먹고 두근거림·불면·손떨림 같은 반응이 심했던 분. 둘째, 심장질환이나 고혈압이 있는 분,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있는 분. 셋째, 평소 불면이 심하거나 불안·예민함이 큰 분. 넷째, 카페인에 유독 민감한 분. 다섯째, 특정 약을 복용 중이라 병용이 위험한 분. 여섯째, 애초에 식욕이 문제가 아니라 붓기나 대사 저하가 주된 원인인 분. 마지막으로, 많이 드시지 않는데도 살이 찌고 늘 기운이 없는 허증형인 분입니다. 이런 분들께 무리하게 엑셀을 밟는 방식은 잘 맞지 않습니다.

주의: 이 목록은 '금기'가 아니라 '고려 대상'입니다

헷갈리시면 안 되는 게 있습니다. 위 목록은 "마황 없는 쪽도 생각해 볼 만하다"는 참고 기준이지, 절대 먹으면 안 되는 경우를 정리한 게 아닙니다. 정말로 처방 자체가 금지되는 상황들은 따로 있고, 그건 12번 칼럼에서 별도로 다루겠습니다. 그리고 어떤 부작용이 나타났을 때 참아도 되고 언제 즉시 중단해야 하는지는, 바로 다음 10번 칼럼에서 증상별로 전부 정리하겠습니다. 3부는 아직 절반 남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황 없는 다이어트 한약도 효과가 있나요? A. 있습니다. 다만 방식이 다릅니다. 식욕 억제와 열 생성 대신 붓기·순환·소화기 기능을 개선해 대사를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접근하며, 감량 속도는 더 완만할 수 있습니다.

Q. 복용 초기 두근거림은 무조건 중단해야 하나요? A. 적정량을 사용한 경우 초기 입 마름이나 가벼운 두근거림은 일주일 내에 잦아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거나 일주일이 지나도 지속되면 참지 말고 알리셔야 합니다.

Q. 내 처방에 마황이 얼마나 들었는지 물어봐도 되나요? A. 물론입니다. 대한한방비만학회 권고량은 1일 4.5~7.5g 이하입니다. 처방 내용과 용량을 설명해 주는지가 좋은 진료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 근거 · 대한한방비만학회 1일 마황 섭취 권고량(4.5~7.5g 이하), 미국 FDA 에페드린 1일 권장 상한 150mg · 마황 부작용 발생 시 마황 제외 처방으로 전환하는 임상적 접근에 관한 국내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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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은아 원장 정원한의원 다이어트 진료 담당. 

스스로 20kg 감량을 10년간 유지해 온 경험과 한방내과적 접근을 바탕으로, 무리한 감량이 아닌 몸의 균형 회복을 지향합니다. 

유튜브 '다이어트 멘토 김은아'에서도 정보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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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진료를 대체하지 않으며, 치료 반응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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