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 진통제 말고는 방법이 없을까요?
생리통, 진통제 말고는 방법이 없을까요?
매달 며칠씩 앓아누우면서도 병원에 안 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원래 다들 아픈 거잖아요." "진통제 먹으면 되니까요." "산부인과 가서 검사했는데 아무 이상 없대요."
이 세 문장 중 하나라도 해당되신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실 겁니다.
생리통은 참는 병이 아니라 다루는 병입니다. 그리고 한의학은 "왜 이 사람이 이 시점에 이렇게 아픈가"를 나누는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먼저, 두 가지 생리통을 구분해야 합니다
이것부터 정리하지 않으면 방향이 어긋납니다.
월경통은 가임기 여성의 약 50%에서 나타나는 흔한 증상입니다.〔1〕 그리고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 일차성 월경통 | 이차성 월경통 | |
|---|---|---|
| 원인 | 골반 내 특별한 이상 없이 발생 | 골반 내 병적 변화와 연관 |
| 시작 시기 | 초경 후 1~2년 이내 | 초경 후 수년 이내, 나이 무관 |
| 통증 시점 | 월경 수시간 전~직전 시작, 2~3일 지속 | 월경 1~2주 전부터 시작, 끝난 뒤에도 수일 지속 |
| 진통제 반응 | 대체로 잘 듣는다 | 잘 듣지 않는 경우가 많다 |
세 번째와 네 번째 줄을 눈여겨봐 주세요.
생리 시작 1~2주 전부터 아프기 시작해서, 생리가 끝난 뒤에도 며칠 더 아프다면 그건 일반적인 생리통의 경과가 아닙니다.
그리고 진통제를 먹어도 잘 안 듣는다면 그것도 신호입니다.
이차성 월경통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자궁내막증이고, 그다음이 자궁선근증과 자궁근종입니다.〔1〕
저희는 이 신호가 보이면 산부인과 검사를 먼저 권해드립니다. 원인이 되는 질환을 그대로 두고 통증만 다루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왜 아픈가 — 자궁이 수축합니다
일차성 월경통의 기전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배란 후 자궁내막에서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이 물질이 자궁 근육을 강하게 수축시켜 통증을 일으킵니다.〔1〕
출산할 때의 산통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쥐어짜는 듯한 통증, 허리와 꼬리뼈로 뻗는 느낌, 함께 오는 메스꺼움과 설사. 전부 이 수축에서 나옵니다.
진통제(NSAIDs)는 이 프로스타글란딘을 만드는 효소를 억제하는 약입니다. 그래서 잘 듣습니다.
저희는 진통제를 끊으라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당장 아플 때 필요한 약이고, 잘 듣는다면 쓰시는 게 맞습니다.
다만 진통제는 매달 그날의 통증을 다루는 약이지, 다음 달을 바꾸는 약은 아닙니다. 저희가 보는 지점이 거기입니다.
한의학은 이렇게 봅니다
한의학에는 통증을 설명하는 오래된 문장이 있습니다.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通則不痛 不通則痛).
월경통은 골반으로 가는 기와 혈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자궁에 정체된 상태로 봅니다.
그래서 치료의 방향도 명확합니다. 통하게 하는 것입니다. 통하면 아프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기서 갈립니다. 무엇 때문에 통하지 않는지가 사람마다 다릅니다.
언제 아픈지가 진단의 절반입니다
이게 한의학 진료의 핵심이자, 다른 곳과 가장 다른 지점입니다.
저희는 상담에서 "얼마나 아프세요?"보다 "언제 아프세요?"를 먼저 여쭙니다.
한의학 고전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월경이 시작된 후에 아픈 것은 기혈이 허약하기 때문이고, 시작되기 전에 아픈 것은 기혈이 막혔기 때문이다.
이 한 문장으로 큰 방향이 갈립니다.
| 언제 아픈가 | 어떤 상태인가 | 치료 방향 |
|---|---|---|
| 생리 시작 전, 또는 시작하자마자 심하다 | 막혀 있는 상태(실증) | 뚫어줍니다 |
| 생리가 시작되고 나서, 또는 끝날 무렵 아프다 | 부족한 상태(허증) | 채워줍니다 |
여기서 방향을 반대로 잡으면 오래 치료해도 잘 낫지 않습니다.
막혀서 아픈 사람에게 채우는 약만 쓰면 더 답답해지고, 부족해서 아픈 사람에게 뚫는 약만 쓰면 더 지칩니다.
그래서 저희는 진료실에서 이런 것들을 함께 확인합니다.
- 배를 눌렀을 때 아픈가 — 누르면 더 아프면 막힌 쪽, 눌러도 안 아프거나 오히려 시원하면 부족한 쪽
- 혈색이 어떤가 — 밝은 자주색은 열이 있는 쪽, 어두운 자주색은 찬 쪽
- 덩어리(혈괴)가 나오는가 — 어혈의 신호입니다
- 따뜻하게 하면 편해지는가 — 한증의 신호입니다
- 생리 전에 가슴이 뭉치고 예민해지는가 — 기가 막힌 신호입니다
"생리통이 심해요"라는 말 하나로는 처방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질문이 많습니다.
진료실에서 갈리는 유형들
실제로 이렇게 나뉩니다.
기가 막히고 혈이 정체된 경우 (기체혈어)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 생리 시작 전부터 아프다가 생리가 나오면 좀 편해진다
- 덩어리가 섞여 나온다
- 생리 전에 가슴이 뭉치고 짜증이 난다
- 스트레스가 심한 달에 유독 아프다
막힌 것을 뚫고 정체된 혈을 풀어주는 방향으로 잡습니다. 저희가 생리통과 생리불순에 가장 먼저 고려하는 계열이 여기입니다.
아랫배가 찬 경우 (한증)
- 생리 중에 통증이 줄지 않고 계속된다
- 덩어리가 나오고 손발이 차다
- 따뜻하게 하면 확실히 편해진다
- 평소에도 아랫배가 시리다
아랫배를 데우면서 통하게 하는 방향입니다. 이런 분들은 뜸 치료의 효과를 특히 잘 느끼십니다.
열이 있는 경우 (열증)
- 혈색이 밝고 선명한 자주색이다
- 생리 전후로 얼굴에 트러블이 올라온다
- 몸에 열감이 있고 갈증이 난다
열을 내리면서 혈을 조절하는 방향입니다. 이런 분께 따뜻하게 하는 처방을 쓰면 오히려 더 힘들어지십니다.
혈이 부족한 경우 (혈허·음허)
- 생리가 시작되고 나서 아프다
- 생리량이 적고, 하루 이틀 만에 끝난다
- 주기가 점점 늦어진다 (29~30일이던 것이 40일 넘게)
- 어지럽고 얼굴빛이 창백하다
이 유형은 채워야 합니다. 몸의 정혈이 부족하면 자궁으로 가는 혈액량도 줄어들어, 생리량이 줄고 통증이 생깁니다.
"생리통 있으니까 순환시키는 약"이라고 접근하면 이 유형은 놓칩니다.
습담이 있는 경우
- 잘 붓고 땀이 많다
- 체지방률이 높은 편이다
- 생리통보다 생리불순이나 무월경이 더 문제다
- 털이 많고 살이 잘 찐다
이 유형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과 겹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런 분께 그 부분을 함께 여쭙습니다.
정체된 습담을 걷어내는 방향으로 잡고, 대사 상태를 함께 봅니다.
정신적 부담이 큰 경우
- 스트레스가 심한 달에 확실히 더 아프다
- 생리 전에 우울하거나 예민해진다
- 잠을 설친다
마음을 안정시키는 방향을 함께 씁니다. 생리통을 몸의 문제로만 보면 이 유형은 잘 안 잡힙니다.
저희가 하는 치료
침, 약침 치료
아랫배와 허리, 그리고 다리 안쪽의 혈자리를 함께 씁니다.
특히 삼음교를 중요하게 봅니다. 종아리 안쪽에 있는 자리인데, **이름 자체가 "세 개의 음 경락이 만나는 자리"**라는 뜻입니다. 여성 질환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혈자리 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아랫배의 관원·기해를 함께 잡습니다. 몸의 근본 기운이 모이는 자리로 봅니다.
참고로 일차성 월경통의 비약물 치료로 침이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은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에도 기술되어 있습니다.〔1〕 침이 세로토닌이나 엔도르핀 같은 매개물질을 유도해 통증 신호를 차단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뜸과 온열 치료
아랫배가 찬 유형에게 특히 중요합니다.
관원·기해 부위를 데워 아랫배의 순환을 회복시킵니다. "따뜻하게 하면 좀 낫다"고 하시는 분은 이 치료에서 반응이 빠릅니다.
다만 열이 있는 유형에게는 쓰지 않습니다. 방향이 정해진 치료입니다.
한약 — 여기가 중심입니다
침이 그날의 통증을 다룬다면, 한약은 다음 달을 바꿉니다.
위에서 나눈 유형에 따라 처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막힌 것을 뚫는 처방과 채우는 처방은 구성 자체가 다릅니다.
그리고 생리통은 생리불순과 함께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는 두 가지를 같이 봅니다. 통증만 잡고 주기가 계속 흐트러져 있으면, 결국 다시 아파지기 때문입니다.
월경통은 첩약 건강보험 적용 대상입니다. 비용 부담이 이전보다 줄었으니 상담 때 확인해 보세요.
언제 오시면 좋을까요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생리 중에 오셔도 됩니다. 오히려 아플 때 오시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를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어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치료 계획은 생리 주기 전체를 놓고 짭니다.
- 막혀서 아픈 유형 — 생리 시작 전 시기에 집중합니다
- 부족해서 아픈 유형 — 생리가 끝난 뒤에 채우는 치료를 합니다
- 한약은 주기와 상관없이 이어서 복용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번의 생리로 판단하지 마세요. 보통 최소 3주기 정도는 보셔야 치료가 잘 됐는지 종결할 수 있습니다.
알아두시면 좋은 것 — 나이에 따라 달라집니다
생리 기간과 양은 나이에 따라 변합니다.
| 연령 | 통증이 심한 기간 | 전체 생리 기간 |
|---|---|---|
| 20대 | 3일 정도 | 7일까지 |
| 30대 | 2~3일 | 5일까지 |
| 30~40대 | 1~2일 | 3~4일 |
나이가 들면서 통증 기간과 생리 기간이 함께 짧아지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전보다 더 아파졌거나, 생리량이 늘었거나, 기간이 길어졌다면 그건 그냥 넘길 변화가 아닙니다. 이차성 월경통을 의심해야 하는 신호입니다.
"원래 아팠으니까"로 넘기지 마시고, 달라진 게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제가 판단하는 기준은 하나입니다
"이 통증이 막혀서 오는 것인가, 부족해서 오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것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인가."
막힌 것이면 뚫습니다. 부족한 것이면 채웁니다.
세 번째면 저희가 먼저 확인을 권해드립니다. 자궁내막증이나 근종이 있는 상태에서 통증만 다루는 건, 새는 곳을 그대로 두고 물을 붓는 일입니다.
이 구분을 하지 않고 "생리통에 좋은 약"을 쓰는 것이, 이 분야에서 가장 흔한 아쉬움입니다.
마지막으로
"생리통은 원래 아픈 거"라는 말이 오래 통용돼 왔습니다.
그런데 절반의 여성이 겪는다는 것과, 참아야 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매달 며칠씩 일상이 무너지고, 진통제 없이는 견딜 수 없고, 그날이 다가오는 것만으로 마음이 무거워진다면 그건 관리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한의학은 이 영역을 아주 오래 다뤄왔습니다. 언제 아픈지, 어떤 색인지, 눌러서 아픈지를 나누고 그에 맞춰 처방을 달리하는 방식이 수백 년간 쌓여 있습니다.
진통제로 그날을 넘기는 것과, 다음 달을 덜 아프게 만드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둘 다 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맡는 쪽은 두 번째입니다.
언제부터 어떻게 아픈지만 정리해서 오시면 됩니다. 그 정보만으로도 방향의 절반은 잡힙니다.
참고 문헌 및 자료 출처
〔1〕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월경통(dysmenorrhea)」. — 월경통은 가임기 여성의 약 50%에서 나타나는 흔한 부인과적 증상으로, 골반 내 이상 없이 나타나는 일차성 월경통과 골반 내 병리적 변화와 연관된 이차성 월경통으로 구분됨. 일차성 월경통은 자궁내막 내 프로스타글란딘 생성 증가로 인해 자궁근육이 강하게 수축하면서 발생하며, 월경 수시간 전 또는 직전에 시작되어 2~3일간 지속됨. 이차성 월경통은 월경 1~2주 전부터 시작되어 월경 종료 후에도 수일간 지속될 수 있고, 일반적인 진통제나 복합 피임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음. 이차성 월경통의 가장 흔한 원인은 자궁내막증이며, 다음으로 자궁선근증, 자궁 내 장치 등이 뒤따름. 일차성 월경통의 비약물성 치료로 침이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침은 세로토닌이나 엔도르핀과 같은 매개물질을 유도하여 통증 신호를 차단할 수 있다고 기술됨
〔2〕 『부과심법요결』. — 월경이 시작된 후의 통증은 기혈이 허약한 데서, 시작되기 전의 통증은 기혈이 막힌 데서 비롯된다고 기술
〔3〕 정원한의원 진료부 「월경통」 매뉴얼. — 일차성·이차성 월경통 감별 기준, 허실 감별 원칙(통증 발생 시점, 압통 여부, 경혈 색상 및 혈괴 유무), 유형별 처방 방향 구분(기체혈어·한증·열증·혈허 및 음허·습담·정신적 요인), 생리통과 생리불순의 동반 관리 원칙, 연령별 월경 기간 및 통증 지속 기간의 일반적 변화
〔4〕 첩약 건강보험 급여 대상. — 월경통이 첩약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됨. 적용 범위와 본인부담률은 변경될 수 있으므로 내원 시 확인 필요
본 글에 기술된 진단 접근, 치료 구성 및 진료 방식은 정원한의원 진료 매뉴얼에 따른 것으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조정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인용된 자료는 일반적인 의학 정보이며 개인의 치료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월경통은 원인에 따라 접근이 크게 달라지므로, 반드시 한의사 및 의료진의 진찰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