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디스크, 한방치료로 안 되는 경우도 있나요?
허리 디스크, 한방치료로 안 되는 경우도 있나요?
MRI 결과지를 들고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같은 표정을 하고 계십니다.
"디스크래요. 수술해야 하나요?"
결과지에는 낯선 단어들이 적혀 있습니다. 팽윤, 돌출, 퇴행성 변화. 그걸 보고 나면 허리가 더 아파지는 것 같다고 하십니다.
답부터 드리겠습니다.
있습니다. 저희가 다룰 수 없는 경우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경우를 구분하는 것이 치료의 첫 단계입니다.
다만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정리하고 갈 것이 있습니다. MRI에 디스크가 보인다는 것과 그것이 지금 아픈 원인이라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MRI에 나온 디스크가 범인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걸 보여주는 유명한 연구가 있습니다.
허리가 전혀 아프지 않은 사람 3,110명의 영상을 분석한 연구입니다.〔1〕 아무 증상이 없는 사람들만 모아놓고 MRI와 CT를 들여다봤습니다. 결과는 이랬습니다.
| 나이 | 디스크 퇴행 소견 | 디스크 팽윤 소견 |
|---|---|---|
| 20세 | 37% | 30% |
| 40세 | 68% | 50% |
| 60세 | 88% | 69% |
| 80세 | 96% | 84% |
20대의 37%, 80대의 96%가 증상이 없는데도 디스크 퇴행 소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연구자들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영상에서 보이는 퇴행성 변화의 상당수는 정상적인 노화의 일부이며, 통증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영상 소견은 반드시 그 사람의 실제 상태와 함께 해석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진료실에서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길 가는 사람 대부분이 디스크는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게 증상으로 나타나느냐입니다.
MRI를 보고 겁먹지 마시라는 뜻이 아닙니다. 사진에 찍힌 것과 지금 아픈 이유가 같은지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저희는 허리를 네 단계로 나눕니다
같은 "허리가 아프다"도 안을 열어보면 전혀 다릅니다. 정원한의원 진료 매뉴얼은 이렇게 구분합니다.
| 단계 | 상태 | 환자분들이 하시는 말 |
|---|---|---|
| 1단계 | 단순 근육 긴장·염좌 | "갑자기 삐끗했어요" |
| 2단계 | 만성 통증 + 구조적 변형 | "늘 허리가 아파요", "몸 쓰는 일을 해서요" |
| 3단계 | 디스크 — 신경 증상 동반 | "다리로 저려요", "기침할 때 아파요" |
| 4단계 | 협착증 | "가다가 쉬었다 가야 해요", "다리가 늘 터질 것 같아요" |
이 네 단계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습니다. 자세와 노동, 나이가 오랜 시간 쌓이면서 1단계에서 4단계로 진행합니다. 수십 년에 걸쳐서요.
그리고 예후가 완전히 다릅니다.
| 단계 | 저희가 잡는 기간 |
|---|---|
| 요추 염좌 | 2주 |
| 만성 요통 | 2주 집중 치료 후 꾸준한 관리 |
| 디스크 | 3개월 이상 (첫 4주 집중) |
| 협착증 | 평생 관리 |
협착증에 "낫게 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저희가 협착증 환자분께 드리는 말씀은 이렇습니다. "지금 통증이 100이면 50까지는 줄여드리겠습니다."
목표를 낮게 잡는 것이 실망스러우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완치를 목표로 잡으면 50까지 줄어든 것도 실패로 느껴집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정확하게 말씀드립니다.
저희가 치료하지 않고 보내드리는 경우
이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한방치료로 안 되는 경우입니다.
즉시 다른 확인이 필요한 경우
| 신호 | 왜 급한가 |
|---|---|
| 대소변 조절이 안 될 때 | 응급 상황입니다 |
| 사타구니와 항문 주변 감각이 둔해질 때 | 위와 같습니다 |
| 다리에 힘이 급격히 빠질 때 (발이 끌린다, 계단을 못 오른다) | 신경 손상이 진행 중일 수 있습니다 |
| 양쪽 다리에 동시에 증상이 있을 때 | 척수 관련 가능성 |
| 밤에 누워 있어도 심하고 점점 악화될 때 | 다른 원인 확인 필요 |
| 체중이 빠지고 열이 나면서 허리가 아플 때 | 감염이나 다른 질환 가능성 |
| 넘어지거나 부딪힌 뒤 심한 통증 | 골절 확인 필요 |
첫 두 가지는 시간을 다투는 상황입니다. 저희는 그날 침을 놓지 않고 바로 보내드립니다.
그 밖에
- 근력 약화가 치료 중에 오히려 진행되는 경우
- 몇 주간 적극적으로 치료했는데 신경 증상이 전혀 줄지 않는 경우
- 구조적 문제가 커서 통증 조절만으로는 일상이 유지되지 않는 경우
이럴 때 저희는 재평가를 권해드립니다. 계속 침만 놓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나쁜 선택입니다.
"그럼 구조를 고쳐주시는 건가요?"
여기서도 정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구조적으로 틀어진 것을 100%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생활 습관과 직업이 만든 결과이기 때문에, 치료만으로 완전히 원래대로 만들 수 없습니다. 이 말씀을 미리 드리는 것이 저희 원칙입니다.
저희 치료의 1순위는 구조가 아니라 통증입니다.
통증이 먼저 잡혀야 하고, 그다음에 구조를 다룹니다. 그리고 구조를 다루는 목적도 "똑바로 만들기"가 아니라 "통증이 다시 안 생기게 하기"입니다.
미용적으로 완벽한 정렬을 만들어드린다고 약속하지 않습니다. 대신 통증 없이 지내실 수 있는 상태를 목표로 합니다.
통증이 그대로여도 좋아지고 있는 경우
이 이야기를 꼭 드리고 싶습니다. 디스크 치료에서 가장 많이 오해받는 부분입니다.
치료를 2주쯤 받으시면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아직 아파요. 효과가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때 검사를 해보면 감각과 근력은 이미 좋아지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희 매뉴얼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감각이나 근력에 변화가 있으면, 통증은 그대로여도 좋아지고 있는 것이다.
신경이 회복되는 순서와 통증이 줄어드는 순서가 항상 같지는 않습니다. 신경 기능이 먼저 돌아오고 통증이 나중에 따라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통증만 물어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매번 이걸 확인합니다
감각 검사 — 발목 안쪽, 바깥쪽, 발등의 특정 지점을 긁어서 좌우 감각 차이를 확인합니다. 어느 신경 뿌리가 눌리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한의원에 오시는 요통 환자분의 절반 이상은 감각 검사에서 이상이 없습니다. 이상이 있는 분들도 대부분 "반대쪽이 10이면 이쪽은 7~8 정도"라고 표현하십니다. 감각 이상이 없다고 신경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근력 검사 — 엄지발가락을 위로 젖히고 버티기, 새끼발가락을 당기고 버티기 같은 방식으로 확인합니다.
저희는 근력을 학년에 비유해서 설명드립니다. 성인, 고3, 고2, 고1, 중3, 중2. 저항을 얼마나 오래 버티시는지로 판단합니다.
전침 치료를 하면 대체로 1~2주에 한 학년씩 올라갑니다. 고1 정도의 근력에서 성인 수준까지 회복되는 데 3~6주 정도 걸립니다. 그래서 근력 검사는 일주일에 한 번씩 합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하나입니다. 통증이 그대로여도 **"지난주에는 고1이었는데 이번 주에는 고2입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눈에 안 보이는 회복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체열 검사 — 만성 요통 환자분께는 필수로 시행합니다. 발바닥까지 함께 촬영합니다. 신경 증상이 있으면 파랗게, 긴장이 심하거나 협착증이 심하면 빨갛게 나타납니다. 처음에는 2주에 한 번, 이후에는 한 달에 한 번 확인합니다.
체형 검사 — 추나 치료를 받으시는 분은 체형을 측정해 변화를 추적합니다.
단계에 따라 치료가 달라집니다
1단계 (염좌) — 기본 침 치료와 장요근 약침으로 대부분 해결됩니다.
2단계 (만성·구조적 변형) — 여기에 압통이 명확한 부위 추가 치료와 추나가 들어갑니다.
3단계 (디스크) — 급성기에는 봉침을 씁니다. 신경이 자극받고 있는 부위의 통증을 잡는 것이 우선입니다. 급성기가 지나면 추나로 구조를 다루고, 재발을 막기 위해 주변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는 약침을 병행합니다.
4단계 (협착증) — 침, 약침, 도침, 추나, 한약을 상태에 따라 조합합니다. 둔근이 약해진 경우에는 매선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낫지 않을 때는 한약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저희 매뉴얼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안 나으면 침 공부만 하면서 다른 근육에만 놓을 것이 아니라, 치료 방향을 바꿔서 한약 처방도 해야 한다.
특히 소화가 안 되거나 기력이 떨어져 계신 분은 몸 전체가 회복되어야 허리가 좋아집니다. 허리 한약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습담형, 기혈허약형, 음허형. 여기서 처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디스크 환자분의 치료 일정
첫 4주가 집중 기간입니다.
| 시기 | 빈도 |
|---|---|
| 첫 1주 | 매일 |
| 이후 | 주 3회 |
| 더 좋아지면 | 주 2회 → 주 1회 |
전체적으로는 3개월 이상을 잡습니다. 통증이 20% 이하로 떨어질 때까지는 무조건 치료한다는 것이 저희 기준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주변 근육과 인대가 튼튼해지도록 관리가 필요합니다. 약해진 쪽은 시간이 지나 체력이 떨어지면 가장 먼저 다시 문제가 생깁니다. 반복되는 요통이 있으신 분께 근력 강화를 강조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집에서 지키실 것 — 딱 두 가지만
운동법을 열 가지 알려드려도 아무도 안 하십니다. 그래서 두 개만 말씀드립니다.
하나. 50분 이상 같은 자세로 있지 마세요. 좋은 자세보다 자세를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둘. 허리를 펴고 걸으세요. 시간은 무리되지 않는 선에서. 가장 무난하고 가장 효과적입니다.
직업에 따라 하나만 더 붙입니다.
- 사무직 — 허리 곡선을 받쳐주는 쿠션
- 현장일 — 무거운 물건 들 때 엉덩이를 내렸다 올리기
- 설거지할 때 — 엉덩이를 뒤로 빼고 서기
- 육아 중 — 아이 안는 자세
- 운전 — 장시간 앉아 있지 않기
제가 판단하는 기준은 하나입니다
"이 통증이 근육에서 오는 것인가, 신경에서 오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것을 확인해야 하는 것인가."
근육이면 저희가 잘합니다. 신경이면 시간이 걸리지만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면 저희 일이 아닙니다.
이 구분을 못 하고 계속 침만 놓는 것이 이 분야에서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마지막으로
"디스크래요. 수술해야 하나요?"
이렇게 물으신 분께 저는 먼저 이렇게 여쭙습니다.
"지금 뭐가 제일 불편하세요?"
MRI 소견이 아니라 오늘의 몸을 먼저 봅니다. 다리에 힘이 빠지는지, 저림이 어디까지 내려오는지, 어떤 동작에서 못 견디는지.
그걸 확인하고 나면 대부분 이렇게 말씀드리게 됩니다. "사진에 나온 것보다는 나은 상태예요."
사진은 그 사람의 지난 20년을 보여주는 것이고, 검사는 지금의 상태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치료 계획은 지난 20년이 아니라 지금을 기준으로 세워야 합니다.
진료 안내
- 정원한의원 오산 | 경기도 오산시 성호대로 74
- 365일 진료 · 평일 오후 8시까지 / 주말·공휴일 오후 3시까지
- 예약 및 문의: 031-831-8620
MRI나 X-ray 자료가 있으시면 가져와 주세요. 다만 그 자료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감각과 근력 검사를 함께 시행합니다.
첫 1주는 매일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가 365일, 평일 저녁 8시까지 진료하는 것이 이런 시기에 실제로 차이를 만듭니다.
참고 문헌 및 자료 출처
〔1〕 Brinjikji W, Luetmer PH, Comstock B, et al.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of Imaging Features of Spinal Degeneration in Asymptomatic Populations. American Journal of Neuroradiology. 2015;36(4):811-816. — 무증상 성인 3,110명의 영상 소견 분석. 디스크 퇴행 소견은 20세 37%에서 80세 96%로, 디스크 팽윤은 20세 30%에서 80세 84%로 증가. 연구진은 영상에서 확인되는 퇴행성 변화의 상당수가 정상 노화의 일부이며 통증과 연관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영상 소견은 환자의 임상 상태와 함께 해석해야 한다고 결론
〔2〕 정원한의원 진료부 매뉴얼 「허리」. — 요추 질환 1~4단계 구분 기준(근육 긴장 / 구조적 변형·만성 / 디스크·신경 증상 / 협착증), 단계별 치료 구성(침·장요근 약침·추나·봉침·도침·매선·한약)과 예후 설정(염좌 2주, 만성 2주 집중 후 관리, 디스크 3개월 이상·첫 4주 집중, 협착증 평생 관리), 통증 20% 이하까지 치료 지속 기준, 감각·근력 검사 방법 및 근력 학년 비유, 체열 검사·체형 검사 시행 주기, 구조적 변형에 대한 사전 설명 원칙, 생활 지도 내용
〔3〕 정원한의원 원내 스터디 자료 「숲을 보는 요통 치료」. — 감각·근력에 변화가 있으면 통증이 그대로여도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며, 초진 1주 매일 치료 후 주 3회로 3~4주간 지속 치료
〔4〕 정원한의원 진료부 「한약 — 치료 관점」. — 통증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자침 부위만 바꾸지 말고 치료 방향을 전환해 한약 처방을 병행할 것
본 글에 기술된 진단 구분, 치료 구성, 검사 주기 및 치료 기간은 정원한의원 진료 매뉴얼에 따른 것으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조정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인용된 연구 결과는 해당 연구 대상자들의 평균적 결과이며 개인의 치료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허리 질환은 원인과 단계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지므로 반드시 한의사의 진찰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