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이 있는데, 녹용이 도움이 될까요?
헤모글로빈이 정상이어도 페리틴이 낮으면, 저장철이 바닥나 있는 상태입니다.
안녕하세요. 오산 정원한의원 심원석 대표원장입니다.
일어설 때 핑 돕니다.
얼굴빛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듣습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쉬어도 기운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손발은 차고, 머리카락은 잘 빠집니다.
검진에서 빈혈이라는 말을 들으셨을 수도 있고, 반대로 "수치는 정상"이라는 말을 들으셨을 수도 있습니다.
철분제를 드셔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속이 불편해서 못 드셨거나, 몇 달째 드시는데도 몸은 그대로인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녹용 이야기를 듣게 되십니다.
"철분제가 하는 일"과 "녹용이 하는 일"은 다릅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아시면, 왜 어떤 분에게는 철분제만으로 부족한지가 설명됩니다.
이 글은 그 이야기입니다.
목차
- 빈혈은 정확히 어떤 상태인가요
- 반드시 검사가 먼저인 경우는 언제인가요
- 검사는 정상인데 왜 어지러울까요
- 한의학의 혈허는 무엇인가요
- 한의학은 혈이 어디서 만들어진다고 보나요
- 녹용은 어떤 약재인가요
- 녹용의 조혈 작용에 대한 연구가 있나요
- 철분제와 무엇이 다른가요
- 누구에게 권해드리고, 누구에게는 권하지 않나요
- 자주 묻는 질문
- 핵심 요약
1. 빈혈은 정확히 어떤 상태인가요
산소를 실어나를 것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적혈구 안에는 헤모글로빈이라는 단백질이 있습니다. 이것이 폐에서 산소를 싣고 온몸으로 배달합니다.
빈혈은 이 헤모글로빈이 부족해진 상태입니다.
그러면 온몸이 산소를 덜 받게 되고,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 증상 | 왜 |
|---|---|
| 어지럼, 특히 일어설 때 | 뇌로 가는 산소 부족 |
| 쉽게 숨이 참 | 산소를 보충하려 호흡이 늘어남 |
| 가슴 두근거림 | 심장이 더 빨리 뛰어 보상 |
| 쉬어도 회복되지 않는 피로 | 세포가 에너지를 못 만듦 |
| 창백한 얼굴과 입술, 눈꺼풀 안쪽 | |
| 손발이 참 | 말초 순환 저하 |
| 머리카락이 잘 빠지고 손톱이 약해짐 | |
| 집중이 안 되고 멍함 |
여러 항목에 해당하신다면 검사를 받아보셔야 합니다.
확인하는 수치
| 검사 | 무엇을 보나 |
|---|---|
| 헤모글로빈(Hb) | 빈혈 여부의 기본 지표 |
| 헤마토크리트 | 혈액 중 적혈구 비율 |
| 페리틴 | 몸에 저장된 철의 양 |
| MCV | 적혈구 크기 — 원인 감별에 중요 |
세 번째를 눈여겨봐 주십시오.
헤모글로빈이 정상이어도 페리틴이 낮으면, 저장철이 바닥나 있는 상태입니다.
아직 빈혈로 진단되지는 않았지만 증상은 이미 나타날 수 있는 구간입니다. 뒤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2. 반드시 검사가 먼저인 경우는 언제인가요
이 부분을 가장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빈혈은 그 자체가 병이라기보다, 무언가의 결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 "무언가"를 찾지 않으면 위험한 경우가 있습니다.
| 이런 경우 | 확인이 필요한 이유 |
|---|---|
| 50세 이후에 처음 생긴 빈혈 | 위장관 출혈 확인이 필요합니다 |
| 폐경 후 여성의 철결핍성 빈혈 | 위와 같습니다 |
| 검은 변이나 혈변이 있다 | 출혈 확인 |
| 체중이 의도치 않게 줄었다 | 기질적 질환 확인 |
| 생리량이 눈에 띄게 많다 | 자궁근종 등 확인 |
| 생리 외 출혈이 있다 | 부인과 확인 |
| 멍이 잘 들고 잇몸 출혈이 있다 | 혈액 검사 필요 |
| 빈혈이 빠르게 진행했다 | 즉시 확인 |
첫 번째와 두 번째가 특히 중요합니다.
중년 이후에 새로 생긴 철결핍성 빈혈은, 몸 어딘가에서 조금씩 피가 새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위궤양일 수도 있고, 대장의 병변일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철분제를 먹는 것은 순서가 아닙니다. 원인을 그대로 두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은 그 원인이 없는 것을 확인했는데도 개선되지 않을때 구간입니다.
3. 검사는 정상인데 왜 어지러울까요
이 구간이 생각보다 넓습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말씀입니다.
"피검사 했는데 빈혈은 아니래요. 그런데 어지럽고 기운이 없어요."
몇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나 — 저장철이 바닥난 상태
헤모글로빈은 아직 정상 범위인데 페리틴이 낮은 경우가 있습니다.
몸이 저장해둔 철을 다 꺼내 쓰면서 겨우 수치를 맞추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 구간에서 이미 피로, 어지럼, 탈모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페리틴을 따로 검사하지 않으면 놓치게 됩니다.
둘 — 정상 범위 안에서 낮은 쪽
검사 수치에는 범위가 있습니다. 그 안에서 아래쪽에 계신 분과 위쪽에 계신 분은 체감이 다릅니다.
"정상"은 "최적"이 아닙니다.
셋 — 혈액 문제가 아닌 경우
어지럼과 피로는 빈혈 외에도 여러 원인으로 나타납니다.
| 확인할 것 | |
|---|---|
| 갑상선 기능 | 증상이 거의 그대로 겹칩니다 |
| 기립성 저혈압 | 일어설 때 어지러운 경우 |
| 전정기관 문제 | 빙빙 도는 어지럼 |
| 수면 부족 | |
| 혈당 | 저혈당 증상 |
저희가 어지럼을 호소하시는 분께 여러 가지를 여쭙는 이유입니다.
❗ 핵심 "빈혈이 아니다"는 "혈액이 충분하다"와 다르고, "문제가 없다"와는 더 다릅니다. 그 사이 구간에 계신 분이 많습니다.
4. 한의학의 혈허는 무엇인가요
수치가 아니라 상태로 봅니다
한의학에는 혈허(血虛)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혈(血)이 부족한 상태를 말하는데, 현대 의학의 빈혈과 겹치지만 같지는 않습니다.
| 빈혈 | 혈허 | |
|---|---|---|
| 기준 | 검사 수치 | 몸에 나타나는 양상 |
| 판단 | 헤모글로빈 수치 | 얼굴빛, 혀, 맥, 증상 |
| 범위 | 기준 미달일 때 | 수치가 정상이어도 해당될 수 있음 |
한의학에서 혈은 단순히 혈액량을 뜻하지 않습니다.
몸을 적시고 영양하는 것 전체를 가리킵니다. 근육과 힘줄, 눈, 머리카락, 피부, 그리고 정신까지 혈이 적셔주어야 제 기능을 한다고 봅니다.
혈허의 전형적인 양상
| 증상 | 한의학적 설명 |
|---|---|
| 얼굴빛이 창백하거나 누르스름함 | 혈이 얼굴을 영양하지 못함 |
|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함 | 혈이 머리까지 미치지 못함 |
| 눈이 침침하고 뻑뻑함 | 간은 혈을 저장하고 눈으로 통함 |
| 손발이 저리고 쥐가 남 | 근육이 영양받지 못함 |
| 눈꺼풀이 떨림 | 혈이 부족하면 풍이 생김 |
| 머리카락이 잘 빠짐 | 발위혈지여(髮爲血之餘) — 머리카락은 혈의 나머지 |
| 손톱이 얇고 잘 부러짐 | 간의 상태가 손톱에 드러남 |
| 잠을 설치고 꿈이 많음 | 혈이 부족하면 정신이 안정되지 않음 |
| 생리량이 적고 주기가 늦어짐 |
여섯 번째를 보십시오.
한의학은 "머리카락은 혈의 나머지"라고 봅니다. 혈이 넉넉해야 머리카락까지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산후나 큰 병을 앓고 난 뒤, 혹은 과로가 이어진 뒤에 머리가 많이 빠지는 것을 한의학은 이 관점으로 설명합니다.
5. 한의학은 혈이 어디서 만들어진다고 보나요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한의학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신주골생수(腎主骨生髓) — 신은 뼈를 주관하고 수(髓)를 만든다. 수생혈(髓生血) — 수가 혈을 만든다.
순서를 다시 보십시오.
신(腎) → 뼈(骨) → 수(髓) → 혈(血)
여기서 신(腎)은 콩팥이라는 장기가 아니라, 성장·생식·골격을 주관하는 기능 전체를 뜻합니다.
그리고 수(髓)는 뼛속을 채우는 것을 가리킵니다.
현대 의학과 겹치는 지점
지금 우리가 아는 사실이 있습니다.
적혈구를 포함한 혈액 세포는 골수(骨髓)에서 만들어집니다.
한의학이 "수가 혈을 만든다"고 기록한 것과, 현대 의학이 밝혀낸 골수 조혈이 같은 곳을 가리킵니다.
우연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흥미로운 일치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 관점이 실용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한의학의 관점에서 혈이 부족한 상태를 다루려면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 접근 | 무엇을 하나 |
|---|---|
| 보혈(補血) | 부족한 혈을 직접 채웁니다 |
| 보신(補腎) | 혈을 만드는 근본을 채웁니다 |
두 번째를 눈여겨봐 주십시오.
혈이 만들어지는 자리가 신(腎)과 수(髓)에 달려 있다고 보기 때문에, 근본이 약해진 경우에는 혈을 직접 넣어주는 것만으로 부족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녹용이 바로 그 자리에 놓이는 약재입니다.
6. 녹용은 어떤 약재인가요
아직 뼈가 되지 않은 뿔입니다
녹용은 사슴의 뿔이 완전히 골화되기 전, 아직 연골 상태일 때 채취한 것입니다.
이게 중요합니다.
딱딱한 뿔(녹각)과 달리, 녹용은 지금 한창 자라고 있는 조직입니다. 혈관이 풍부하게 분포해 있고, 성장에 관여하는 물질들이 들어 있습니다.
사슴뿔은 포유류의 조직 중 가장 빠르게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성장 중인 조직을 쓰는 것이 녹용입니다.
한의학에서의 분류
한의학 본초서는 녹용의 효능을 이렇게 기술합니다.
| 효능 | 뜻 |
|---|---|
| 장신양(壯腎陽) | 신의 양기를 북돋움 |
| 익정혈(益精血) | 정(精)과 혈(血)을 더함 |
| 강근골(强筋骨) |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함 |
두 번째가 핵심입니다. "정혈을 더한다"는 효능이 문헌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한의학에는 이런 개념이 있습니다.
정혈동원(精血同源) — 정과 혈은 근원이 같다.
정(精)을 채우면 혈(血)도 함께 채워진다는 관점입니다.
앞서 본 "신 → 수 → 혈"의 경로와 이어집니다.
부위에 따라 나뉩니다
녹용은 뿔의 어느 부분이냐에 따라 등급이 다릅니다.
| 부위 | 설명 |
|---|---|
| 분골(粉骨) | 뿔의 가장 끝. 가장 상급으로 칩니다 |
| 상대 | 분골 바로 아래 |
| 중대 | 가운데 |
| 하대 | 뿌리 쪽 |
끝으로 갈수록 아직 골화가 덜 되어 연하고, 그만큼 상급으로 봅니다.
저희는 소아에게 녹용을 쓸 때 러시아산 분골만 사용합니다. 자라는 시기에는 좋은 것을 써야 한다는 원칙 때문입니다.
7. 녹용의 조혈 작용에 대한 연구가 있나요
국내 연구가 여럿 있습니다
첫 번째 — 용혈성 빈혈 동물 모델
국내 연구진이 흰쥐에게 약물을 주입해 용혈성 빈혈을 유발한 뒤, 녹용 추출물을 투여하고 변화를 관찰한 연구입니다.〔1〕
결과는 이랬습니다.
녹용 추출물을 투여한 군에서 헤모글로빈 농도, 헤마토크리트, 적혈구 수가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더 많이 증가했습니다.
또한 녹용 투여가 혈청 에리스로포이에틴(EPO) 농도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켰고, 간의 ALAD 효소 활성을 증가시켰습니다.〔1〕
두 가지 용어만 설명드리겠습니다.
에리스로포이에틴(EPO)은 적혈구 생성을 지시하는 호르몬입니다. ALAD는 헤모글로빈을 만드는 과정에 관여하는 효소입니다.
즉, 결과 수치만 올라간 것이 아니라 만드는 과정에 관여하는 지표들이 함께 움직였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 연구는 부위별로 나누어 비교했는데, 뿔의 윗부분 추출물이 다른 부위보다 더 뚜렷한 결과를 보였습니다.〔1〕
앞서 말씀드린 "끝으로 갈수록 상급"이라는 전통적 분류와 방향이 같습니다.
두 번째 — 발효 녹용 비교 연구
같은 빈혈 모델에서 발효 녹용과 비발효 녹용을 비교한 연구가 국제 학술지 『Journal of Medicinal Food』에 발표되었습니다.〔2〕
투여 15일째, 발효 녹용군의 적혈구 수가 비발효 녹용군보다 유의하게 높았습니다(6.33×10⁶/μL 대 5.90×10⁶/μL, P<0.05).〔2〕
세 번째 — 어떻게 작용하는가
이 연구가 가장 중요합니다.
마우스 골수 세포를 이용해 녹용 추출물의 조혈 작용 기전을 확인한 연구가 『Nutrition Research and Practice』에 발표되었습니다.〔3〕
결과는 이랬습니다.
발효 녹용 추출물은 조혈에 직접 작용하지는 않았으나, 조혈 인자의 생성을 자극함으로써 조혈에 기여했습니다.〔3〕
녹용이 적혈구를 직접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몸이 적혈구를 만들도록 돕는 인자들을 자극한다는 뜻입니다.
관련 문헌은 그 기전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녹용의 콜라겐과 단백질이 조혈계가 조혈 관련 인자를 분비하도록 촉진하고, 조혈 미세환경을 개선하며, 조혈모세포의 증식·분화·성숙을 자극해 말초 혈액의 적혈구 수와 헤모글로빈 함량을 높이는 것으로 설명됩니다.〔3〕
"조혈 미세환경을 개선한다"는 표현을 기억해 주십시오. 다음 섹션에서 다시 나옵니다.
8. 철분제와 무엇이 다른가요
재료를 넣는 일과 공장을 돌리는 일입니다
이 비유가 가장 정확합니다.
철분제는 헤모글로빈을 만드는 재료인 철을 직접 공급합니다.
철이 부족해서 생긴 빈혈이라면, 이게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저희도 철결핍성 빈혈에 철분제를 대신하라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앞서 본 연구 결과를 다시 떠올려 주십시오.
녹용은 "조혈에 직접 작용하지 않고, 조혈 인자의 생성을 자극하며, 조혈 미세환경을 개선하는" 방식이었습니다.〔3〕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철분제 | 녹용 | |
|---|---|---|
| 하는 일 | 재료를 공급 | 만드는 환경을 돕습니다 |
| 작용 방식 | 직접적 | 간접적 |
| 적합한 경우 | 철이 부족한 경우 | 만들어내는 힘이 떨어진 경우 |
| 효과 확인 | 수치로 비교적 빠르게 | 체감과 수치를 함께 |
| 한계 | 철이 부족한 게 아니면 효과가 제한적 | 대규모 인체 임상 자료 부족 |
세 번째 줄이 핵심입니다.
재료가 부족한 것과 공장이 멈춰 있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재료를 아무리 넣어도 공장이 돌지 않으면 제품이 안 나옵니다. 반대로 공장이 잘 돌아도 재료가 없으면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둘은 경쟁 관계가 아닙니다
철분제를 드시면서 녹용이 든 한약을 함께 드시는 경우가 실제로 많습니다.
다만 철분제를 몇 달째 드시는데도 몸이 그대로시라면, 그건 재료 쪽이 아니라 만들어내는 힘 쪽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 핵심 "철분제를 먹는데 왜 안 낫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여기 있습니다. 부족한 것이 재료가 아닐 수 있습니다.
9. 누구에게 권해드리고, 누구에게는 권하지 않나요
녹용이 잘 맞는 경우
저희가 녹용이 들어간 처방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경우입니다.
| 이런 분 | 왜 |
|---|---|
| 철분제를 드시는데도 증상이 남는 분 | 만들어내는 힘 쪽을 봐야 합니다 |
| 철분제가 속에 안 받아 못 드시는 분 | 다른 경로가 필요합니다 |
| 검사는 정상인데 혈허 양상이 뚜렷한 분 | 수치가 아니라 상태로 봅니다 |
| 산후 회복기 | 출산으로 혈이 크게 소모된 시기 |
| 큰 병이나 수술 후 회복기 | |
| 과로와 수면 부족이 오래된 분 | |
| 기력 저하가 함께 있는 분 | 녹용은 혈만이 아니라 기운도 함께 다룹니다 |
| 성장기 아이 | 자라는 데 필요한 재료 |
네 번째와 다섯 번째를 특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산후와 병후는 한의학이 전통적으로 녹용을 가장 많이 써온 자리입니다.
혈이 크게 소모되고, 동시에 그것을 다시 만들어낼 힘도 떨어져 있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신중하게 판단하는 경우
모든 분께 권해드리지는 않습니다.
| 이런 경우 | 왜 |
|---|---|
| 원인 확인이 되지 않은 빈혈 | 검사가 먼저입니다 |
| 열이 많고 염증이 있는 상태 | 녹용은 따뜻한 성질의 약재입니다 |
| 소화기가 심하게 약한 경우 | 먼저 소화기를 정리해야 흡수됩니다 |
| 급성 감염이 진행 중인 경우 | 회복 후에 고려합니다 |
| 간 수치가 크게 올라 있는 경우 | 확인 후 판단합니다 |
두 번째와 세 번째를 눈여겨봐 주십시오.
녹용은 따뜻하고 보하는 성질이 강한 약재입니다.
열이 뜬 상태나 염증이 있는 상태에 쓰면 오히려 불편해지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화기가 약한 분은 흡수 자체가 안 됩니다. 그래서 소화기를 먼저 세운 뒤에 쓰는 순서로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희가 맥과 혀, 복진을 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혼자 드시는 것과 처방받는 것의 차이
녹용은 시중에서도 구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위의 구분을 아무도 해주지 않습니다.
지금 이 몸이 채워야 하는 상태인지, 먼저 다른 것을 정리해야 하는 상태인지. 그리고 어떤 약재와 함께 써야 하는지.
녹용은 단독으로 쓰기보다 다른 약재와 조합해 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혈허가 주된 경우, 기허가 함께 있는 경우, 소화기가 약한 경우에 따라 구성이 달라집니다.
10. 자주 묻는 질문
Q1. 철분제를 끊고 녹용만 먹어도 되나요? 함께 드시면서, 철분제만으로 남는 부분을 다루는 방식이 가장 최선의 방식입니다.
Q2. 녹용을 먹으면 헤모글로빈 수치가 올라가나요? 동물 실험에서는 헤모글로빈과 적혈구 수의 유의한 증가가 보고되었으니〔1〕, 복용 전후로 혈액 검사를 비교해 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Q3. 아이도 녹용을 먹을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성장기 아이에게 녹용을 쓰는 것은 한의학에서 오래된 방식입니다. 다만 연령과 체중에 따라 용량이 다르고, 열이 많은 아이에게는 구성을 조정합니다. 저희는 소아에게 러시아산 분골을 사용합니다.
Q4. 녹용을 먹으면 살이 찌나요? 녹용 자체가 살을 찌우는 약재는 아닙니다. 다만 기력이 올라오면서 식욕이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식사량이 늘면 체중이 변할 수 있으니, 체중 관리가 함께 필요하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Q5. 얼마나 먹어야 하나요? 최소 1개월 이상을 기준으로 말씀드립니다. 혈을 채우는 것은 며칠에 되는 일이 아닙니다. 산후나 병후 회복기에는 더 길게 잡는 경우도 있습니다.
Q6. 무엇을 준비해 가면 되나요? 최근 혈액 검사 결과지를 가져와 주십시오. 헤모글로빈과 함께 페리틴이 찍혀 있으면 가장 좋습니다. 없으시면 어디서 무엇을 확인하시면 되는지 안내드립니다.
11. 핵심 요약
❗ 핵심 빈혈은 원인을 찾는 것이 먼저이며, 특히 50세 이후에 새로 생긴 철결핍성 빈혈은 위장관 출혈 확인이 필요합니다. 헤모글로빈이 정상이어도 저장철이 바닥났거나 정상 범위의 아래쪽에 계신 경우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한의학은 이를 혈허라는 개념으로 다뤄왔습니다. 한의학은 신(腎)이 수(髓)를 만들고 수가 혈을 만든다고 보았는데, 혈액 세포가 골수에서 만들어진다는 현대 의학의 사실과 같은 곳을 가리킵니다. 동물 실험에서 녹용 추출물은 헤모글로빈·적혈구 수를 유의하게 증가시키고 에리스로포이에틴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켰으며, 세포 실험에서는 조혈에 직접 작용하기보다 조혈 인자의 생성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기여했습니다. 즉 철분제가 재료를 넣는 일이라면 녹용은 만드는 환경을 돕는 일이며, 둘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다른 일을 합니다.
"철분제를 먹는데 왜 그대로일까요."
이렇게 물으시는 분께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재료가 부족한 게 아닐 수도 있어요."
혈이 부족하다는 것은 수치 하나로만 설명되지 않습니다. 만들어낼 힘이 남아 있는지, 만든 것을 쓸 몸이 되어 있는지가 함께 걸려 있습니다.
한의학이 "신이 수를 만들고 수가 혈을 만든다"고 본 것은, 혈을 넣어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녹용은 그 자리에 놓여온 약재입니다.
다만 순서가 있습니다. 검사로 원인을 먼저 확인하시고, 그다음에 채우는 쪽을 보셔야 합니다.
최근 혈액 검사 결과지만 가지고 오시면 됩니다. 지금 확인이 먼저인 상태인지, 채워야 하는 상태인지를 그 자리에서 정리해 드립니다.
참고 자료
〔1〕 이미란, 김현희, 강현정, 구려정, 이선영, 이창현, 김성민, 양수아, 모은경, 성창준. Phenylhydrazine으로 유도한 용혈성 빈혈 흰쥐에 대한 녹용 추출물의 조혈 효과.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J Korean Soc Food Sci Nutr). 2009. — 페닐히드라진 정맥 주사로 용혈성 빈혈을 유발한 암컷 Sprague-Dawley 흰쥐에 녹용 4개 부위 추출물을 1주간 경구 투여(200 mg/kg/day). 녹용 추출물 투여군에서 헤모글로빈 농도, 헤마토크리트, 적혈구 수가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더 크게 증가했으며, 상대(윗부분) 추출물 투여군이 다른 부위보다 망상적혈구 증가 억제에 더 뚜렷한 결과를 보임. 모든 녹용 추출물 투여군에서 혈청 에리스로포이에틴 농도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었고, 간 조직의 δ-아미노레불린산 탈수효소(ALAD) 활성이 증가함. 동물 실험 결과로,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 없음
〔2〕 Lee SH, Suh HJ, Lee HS, Park Y, Park JW, Jung EY. Hematopoietic Effect of Bacillus subtilis–Fermented Antler Extract on Phenylhydrazine-Induced Hemolytic Anemia in Sprague–Dawley Rats. Journal of Medicinal Food. 2012. DOI: 10.1089/jmf.2012.2264 — 페닐히드라진으로 용혈성 빈혈을 유발한 암컷 Sprague-Dawley 흰쥐를 대상으로 발효 녹용과 비발효 녹용의 조혈 자극 효과를 비교. 투여 15일째 발효 녹용군의 적혈구 수(6.33×10⁶/μL)가 비발효 녹용군(5.90×10⁶/μL)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며(P<0.05), 헤모글로빈도 발효군에서 더 높은 경향을 보였으나 통계적 유의성에는 이르지 않았음
〔3〕 Park Y, Choi HS, Lee HS, Suh HJ. Hematopoietic effect of deer antler extract fermented by Bacillus subtilis on murine marrow cells. Nutrition Research and Practice. 2015;9(5):451-458. PMID: 26425273 — 마우스 골수 세포를 이용해 발효 녹용 추출물의 조혈 작용을 확인한 연구. 발효 녹용 추출물은 조혈에 직접 작용하지는 않았으나 조혈 인자의 생성을 자극함으로써 조혈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남. 녹용의 콜라겐과 단백질이 조혈계의 조혈 관련 인자 분비를 촉진하고 조혈 미세환경을 개선하며 조혈모세포의 증식·분화·성숙을 자극해 말초 혈액의 적혈구 수와 헤모글로빈 함량을 높이는 기전이 논의되었으며, 시알산이 관찰된 조혈 효과에 관여하는 주요 성분으로 지목됨. 세포 실험 결과로,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 없음
〔4〕 『동의보감』 및 한의학 본초 문헌. — 녹용의 효능을 장신양(壯腎陽), 익정혈(益精血), 강근골(强筋骨)로 분류. 정과 혈이 근원을 같이한다는 정혈동원(精血同源), 신이 뼈를 주관하고 수를 만든다는 신주골생수(腎主骨生髓), 수가 혈을 만든다는 수생혈(髓生血), 머리카락은 혈의 나머지라는 발위혈지여(髮爲血之餘)의 개념이 기술됨
〔5〕 빈혈 진단 및 평가에 관한 일반 의학 정보. — 빈혈의 평가에는 헤모글로빈, 헤마토크리트, 적혈구 지표(MCV)와 함께 저장철을 반영하는 페리틴 검사가 활용됨. 철결핍성 빈혈이 확인된 경우 철 결핍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중년 이후 남성과 폐경 후 여성에서는 위장관 출혈 가능성에 대한 평가가 권고됨
〔6〕 정원한의원 진료부 매뉴얼. — 빈혈 및 혈허 관련 상담 시 최근 혈액 검사 결과(헤모글로빈·페리틴·MCV) 확인 원칙, 원인 검사가 선행되어야 하는 상황(50세 이후 신규 발생, 폐경 후 철결핍, 흑색변·혈변, 체중 감소, 과다 월경, 부정출혈), 설진·맥진·복진을 통한 혈허 판단, 녹용 적용 기준 및 신중 판단이 필요한 경우(원인 미확인 빈혈, 열증·염증 상태, 소화기 허약, 급성 감염, 간 수치 상승), 소아 처방 시 러시아산 분골 사용 원칙, 소화기 선행 치료 원칙, 최소 1개월 이상 복용 기준
본 글에 기술된 처방 기준 및 판단 절차는 정원한의원 진료 매뉴얼에 따른 것으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조정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인용된 녹용의 조혈 작용에 관한 연구는 모두 동물 또는 세포를 대상으로 한 실험 연구로, 사람에게 동일한 결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개인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본 글은 녹용이 빈혈을 치료한다고 주장하지 않으며, 빈혈의 진단과 원인 규명, 치료는 해당 전문 의료진의 영역입니다. 처방받으신 철분제나 그 밖의 약물을 임의로 중단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검은 변이나 혈변, 의도치 않은 체중 감소, 급격히 진행하는 빈혈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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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병점·평택 등 오산 인근에서 오산 한의원을 찾는 분들께 정원한의원의 의료진과 진료 과목을 한곳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입니다. 진단과 치료 효과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정확한 판단은 한의사 진료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