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수치가 높다고 나왔는데, 공진단이 도움이 될까요?
간수치가 높다고 나왔는데, 공진단이 도움이 될까요?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보면 이런 항목에 화살표가 붙어 있습니다.
AST 92 ↑ ALT 68 ↑
그리고 아래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간 기능 검사 재검 요망."
당장 어디가 아픈 건 아닙니다. 그래서 대부분 이렇게 넘기십니다.
"술을 좀 줄여야겠네."
그런데 몇 달 뒤 다시 검사하면 그대로입니다. 오히려 조금 더 올라 있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 숫자가 무엇인지, 그리고 여기에 한의학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근거를 가지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간수치가 도대체 뭔가요?
결과지에 적힌 AST와 ALT는 간세포 안에 들어 있는 효소입니다.
정상적으로는 간세포 안에 얌전히 들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간세포가 손상되어 깨지면 이 효소들이 혈액으로 새어 나옵니다.
그래서 혈액에서 이 수치가 높게 나온다는 것은, 지금 간세포가 깨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간이 나쁘다"가 아니라 "간세포가 손상되고 있다"가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그리고 이게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간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아무 증상이 없습니다.
검사 결과지의 화살표 하나가 유일한 신호인 경우가 많습니다.
왜 올라갔을까요?
진료실에서 확인하면 대체로 이렇게 갈립니다.
| 원인 | 이런 분들 |
|---|---|
| 술 | 주 2~3회 이상 음주, 접대나 회식이 잦음 |
| 지방간 | 체중이 늘었거나 복부 비만이 있음 |
| 약물 | 복용 중인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이 여럿 |
| 과로와 수면 부족 | 최근 몇 달 무리했고 잠이 부족함 |
| 바이러스성 간염 | 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
저희는 초진에서 이 다섯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항목이 확인되지 않았다면 검사를 먼저 권해드립니다. 원인을 그대로 두고 다른 것을 하는 건 순서가 아닙니다.
한의학은 간을 어떻게 보나요?
한의학의 간(肝)은 해부학적 장기보다 넓은 개념입니다.
『황제내경』에는 간을 이렇게 표현한 대목이 있습니다.
간은 파극지본(罷極之本)이다.
"극한의 피로를 견뎌내는 근본"이라는 뜻입니다.
이 표현이 왜 중요한가.
간수치가 오른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요즘 너무 피곤하다"이기 때문입니다.
한의학은 이 둘을 따로 보지 않습니다. 간이 지치면 피로가 오고, 피로가 이어지면 간이 더 지칩니다.
그리고 한의학은 간이 기의 흐름을 조절하고(肝主疏泄), 혈을 저장한다(肝藏血)고 봅니다.
그래서 간이 지친 몸에서는 이런 것들이 함께 나타납니다.
- 피로가 쉬어도 회복되지 않습니다
- 가슴이 답답하고 한숨이 잦아집니다
- 잠이 얕고 새벽에 깹니다
- 소화가 더디고 속이 더부룩합니다
- 눈이 침침하고 뻑뻑합니다
"검사에서 숫자 하나만 높게 나왔을 뿐인데 왜 이렇게 피곤할까"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한의학의 관점에서는 이 둘이 같은 이야기입니다.
사향에 대한 연구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여기서부터가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 내용입니다.
공진단의 핵심 약재인 사향(麝香)에 대해, 국내에서 간세포 보호와 관련된 연구가 진행된 바 있습니다.
첫 번째 — 1996년 응용약물학회지
「우황과 사향의 간세포 보호효과」라는 제목의 연구입니다.〔1〕
국립보건원 생물공학과와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연구팀이 함께 수행한 연구로, 우황과 사향의 간세포 보호 작용을 확인한 국내 초기 연구 중 하나입니다.
두 번째 — 2006년 대한약침학회지
이쪽이 더 구체적입니다.
상지대학교 한의과대학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이 함께 진행한 연구로, 사염화탄소(CCl₄)를 이용해 실험용 쥐에 급성 간 손상을 유발한 뒤 사향을 투여하고 그 변화를 관찰했습니다.〔2〕
결과는 이랬습니다.
| 확인한 것 | 결과 |
|---|---|
| 간의 조직 소견 | 대조군은 간 소엽 구조가 파괴되고 섬유화·간경화가 진행. 사향 투여군은 손상 정도가 덜하고 섬유화와 간경화 정도가 낮았음 |
| SGOT(AST) |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감소 |
| SGPT(ALT) |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감소 |
| 총단백 |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증가 |
SGOT와 SGPT를 다시 보십시오.
이게 바로 여러분의 검진 결과지에 적힌 AST와 ALT입니다. 이름만 예전 표기일 뿐 같은 항목입니다.
연구진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사향은 간 기능 회복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으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정직하게 말씀드릴 것
두 연구 모두 동물과 세포를 대상으로 한 실험 연구입니다.
사람에게 그대로 같은 결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 연구는 아직 더 필요한 단계입니다.
저는 이 부분을 숨기지 않겠습니다.
다만 이렇게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간에 좋다더라"는 이야기는 많지만, 그중에서 국내 학술지에 게재된 실험 연구로 간세포 손상 지표의 변화까지 확인된 약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사향은 그 확인이 이루어진 쪽에 속합니다.
그럼 공진단이 도움이 될까요?
사향은 공진단의 핵심 약재입니다.
공진단은 사향, 녹용, 당귀, 산수유로 구성됩니다. 그리고 사향이 없으면 공진단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사향은 의약품에만 사용이 허가된 약재입니다. 건강기능식품이나 일반 식품에는 넣을 수 없습니다.
즉, 홈쇼핑이나 인터넷에서 파는 제품에는 사향이 들어갈 수 없습니다.
사향이 들어간 공진단은 한의원에서 처방받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공진단과 간에 대한 다른 자료
공진단 관련 논문 21편을 모아 분석한 국내 문헌 고찰에서, 임상 연구가 보고된 영역 중 하나로 알코올성 간염이 정리되어 있습니다.〔3〕
술이 잦은 분들께 공진단이 오래 쓰여온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습니다.
그리고 피로 쪽 근거도 있습니다
앞서 한의학이 간을 "피로를 견디는 근본"으로 본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공진단의 항피로 효과를 사람에게 직접 확인한 임상시험이 있습니다.〔4〕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대전대학교 연구팀이 건강한 성인 남성에게 이틀간 수면을 박탈해 피로 상태를 만든 뒤, 공진단과 위약을 순서를 바꿔가며 투여한 무작위 이중맹검 교차 시험입니다.
공진단 투여 시 피로 지표가 개선되는 경향이 관찰되었습니다. 탐색적 연구라 통계적 유의성까지 확정하지는 못했지만, 잠을 못 자게 만들어놓고 확인했다는 설계 자체가 실제 상황과 가깝습니다.
간수치가 오른 분들이 함께 호소하시는 피로. 그쪽에도 자료가 쌓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 때나 드시면 안 됩니다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간에 좋다니까 지금 바로 먹으면 되겠네"라고 생각하셨다면, 잠시 멈춰주십시오.
저희는 간수치가 오른 분께 그 자리에서 바로 처방하지 않습니다.
저희 원내 기준을 공개하겠습니다
혈액검사에서 간 수치를 확인하고 이렇게 판단합니다.
| 수치 | 저희가 하는 것 |
|---|---|
| 정상 범위 | 그대로 진행합니다 |
| 60~100 사이 | 처방은 하되, 일주일 뒤 반드시 다시 검사합니다 |
| 100 이상 | 음주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재검합니다. 그래도 높으면 약을 쉬었다가 일주일 뒤에 재개합니다 |
수치가 높으면 약을 쉽니다. 다른 증상이 좋아지고 있는 중이어도 그렇습니다.
이건 원칙으로 정해둔 것이라 담당 원장에 따라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는 확인이 먼저입니다
- 활동성 간염이 진행 중이신 경우
- 간 기능 검사에서 수치가 크게 오른 상태로 치료 중이신 경우
- B형·C형 간염 보유 여부를 확인해보신 적이 없는 경우
"간에 좋은 것"을 찾기 전에, 지금 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저희가 최근 검진 결과지를 가져와 달라고 말씀드리는 이유입니다.
그럼 어떤 분께 권하나요?
저희가 공진단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경우는 이렇습니다.
술자리가 잦으신 분
접대나 회식을 피하기 어려운 직업이 있습니다. "술을 끊으세요"가 현실적인 조언이 아닌 경우입니다.
그런 분들께는 술을 줄이는 것과 함께, 몸이 감당할 여력을 만들어드리는 쪽으로 접근합니다.
검사는 조금 높은데 아직 치료 대상은 아닌 분
"경계 수치니까 지켜봅시다"라는 말을 들으신 분들이 계십니다.
약을 쓸 단계는 아니지만 그냥 두기엔 신경 쓰이는 구간. 이 구간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으시는 분들이 저희에게 오십니다.
간수치와 함께 피로가 심하신 분
이쪽이 가장 많습니다.
쉬어도 회복이 안 되고,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고, 오후만 되면 무너지는 상태. 앞서 말씀드린 파극지본의 관점이 정확히 여기에 해당합니다.
큰 병을 앓거나 오래 약을 드신 뒤
회복 과정에서 간이 감당해야 할 일이 늘어난 시기입니다.
복용은 어떻게 하나요?
하루 1환, 아침 공복에 드시는 것을 기본으로 안내드립니다.
- 천천히 씹어서 드세요
- 따뜻한 물과 함께 드시면 흡수에 도움이 됩니다
- 보관은 냉장 또는 냉동을 권합니다
최소 1개월(30환)을 기준으로 말씀드립니다.
컨디션 변화는 1~2주 안에 먼저 느끼시는 경우가 많지만, 그 상태가 자리 잡으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간수치는 다시 검사해서 확인합니다. 느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집에서 지켜주셔야 할 것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게 공진단보다 우선입니다.
하나. 술을 줄이십시오.
끊으라고까지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다만 간에 회복할 시간을 주셔야 합니다. 매일 조금씩보다 연달아 마시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신 다음 날은 쉬어주십시오.
둘. 체중을 관리하십시오.
간수치가 오른 분의 상당수가 지방간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방간은 체중이 줄면 함께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 드시는 것을 정리하십시오.
여러 가지 건강기능식품을 동시에 드시고 계신 경우가 많습니다. 간은 그것들을 전부 처리해야 합니다. 정말 필요한 것만 남기십시오.
넷. 주무십시오.
간은 밤에 회복합니다. 수면이 무너지면 아무리 좋은 것을 드셔도 한계가 있습니다.
제가 판단하는 기준은 하나입니다
"이 간이 지금 채워야 하는 상태인가, 아니면 먼저 확인해야 하는 상태인가."
바이러스나 다른 원인이 확인되지 않았다면, 저는 확인부터 하시게 합니다.
원인이 정리되었고 과로와 음주, 그리고 회복력 저하가 배경이라면 — 그때부터가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 순서를 바꾸면, 좋은 약을 써도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간수치가 높다는 결과지를 받으면 대부분 두 가지 반응 중 하나입니다.
그냥 넘기시거나, 겁을 먹고 아무것도 못 하시거나.
둘 다 아쉽습니다.
간은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 장기입니다. 그래서 숫자로 신호를 보내는 이 시점이, 사실은 가장 다루기 쉬운 시기입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 할 수 있는 것이 "술 줄이기"밖에 없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사향이라는 약재에 대해, 국내 연구팀들이 간세포 손상 지표의 변화까지 확인한 실험 자료가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향이 들어간 처방을 받으실 수 있는 곳은 한의원뿐입니다.
다만 그 전에, 지금 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최근 검진 결과지를 가지고 오시면, 지금이 채울 시기인지 확인할 시기인지 그 자리에서 정리해 드립니다.
참고 문헌 및 자료 출처
〔1〕 최영주, 이미경, 손여원, 이흠숙, 김영중, 민홍기. 우황과 사향의 간세포 보호효과(Antihepatotoxic Activity of Bezoar Bovis and Moschus). 응용약물학회지(The Journal of Applied Pharmacology). 1996;4(3):271-274. — 국립보건원 생물공학과,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서울산업대학교 식품공학과 공동 연구. 우황과 사향의 간세포 보호 효과를 확인
〔2〕 박재석, 김성욱, 이규재, 권기록. 사향이 CCl₄로 유발된 mouse의 간 손상에 미치는 영향(Protective Effects of Moschus Against Carbon Tetrachloride-Induced Acute Hepatotoxicity in ICR Mice). 대한약침학회지(Journal of Pharmacopuncture). 2006;9(1):45-52. DOI: 10.3831/KPI.2006.9.1.045 — 상지대학교 한의과대학 침구학교실,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공동 연구. 사염화탄소로 간 독성을 유발한 ICR 마우스를 정상군·대조군·사향 경구투여군으로 나누어 육안 소견, 조직학적 소견 및 혈청 지표를 평가. 대조군은 간 소엽 구조가 파괴되고 섬유화 및 간경화가 관찰된 반면, 사향 투여군은 소엽 구조의 손상이 적고 섬유화·간경화 정도가 낮았음. 혈청 분석에서 총단백은 대조군 대비 유의하게 증가했고, SGOT 및 SGPT는 대조군 대비 유의하게 감소함. 연구진은 사향이 간 기능 회복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으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 동물 실험 결과로,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 없음
〔3〕 공진단의 효과에 대한 문헌적 고찰. 2013. — 1990~2013년 발표된 공진단 관련 논문 21편(임상 연구 5편, 실험 연구 16편)을 분석. 임상 연구가 보고된 영역으로 심혈관 질환, 알코올성 간염, 경도 치매, 빈혈이 정리됨
〔4〕 Son MJ, Im HJ, Ku B, Lee JH, Jung SY, Kim YE, Lee SB, Kim JY, Son CG. An Herbal Drug, Gongjin-dan, Ameliorates Acute Fatigue Caused by Short-Term Sleep-Deprivation: A Randomized, Double-Blinded, Placebo-Controlled, Crossover Clinical Trial. Frontiers in Pharmacology. 2018;9:479. — 한국한의학연구원·대전대학교. 건강한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2일간 수면 박탈로 급성 피로를 유발한 뒤 공진단과 위약을 교차 투여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교차 임상시험. 간이피로척도(BFI) 및 피로중증도척도(FSS)에서 개선 경향이 관찰됨(BFI p=0.07, FSS p=0.13). 탐색적 연구로 통계적 유의성은 확정되지 않음
〔5〕 나창수, 홍석, 김희철. 사향·우황·웅담 약침이 간 손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대한한의학회지. 1996;17(2):251-263.
본 글은 일반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인용된 연구 중 사향의 간세포 보호에 관한 자료는 동물 및 세포를 대상으로 한 실험 연구로, 사람에게 동일한 결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개인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간 기능 이상의 원인은 다양하므로 반드시 의료진의 진찰과 필요한 검사를 받으시기 바라며, 처방 가능 여부는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한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