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57편. 평소와 다른 증상이 갑자기 생겼는데, 체질대로 봐야 하나요

심원석 대표원장 약 5분 읽기 21
핵심 요약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저는 일단 체질 이야기를 잠깐 미뤄둡니다. 체질이 바뀌었을 가능성보다, 지금 몸에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을 가능성을 먼저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평소에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인데, 요즘은 갑자기 열이 확 오르고 땀이 나요. 제 체질이 바뀐 건가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저는 일단 체질 이야기를 잠깐 미뤄둡니다. 체질이 바뀌었을 가능성보다, 지금 몸에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을 가능성을 먼저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7편에서 소증素證과 현증現證을 나눠 말씀드렸습니다. 소증은 평소 몸이고, 현증은 지금 겉으로 드러난 상태입니다. 대개 이 둘은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가끔 정반대로 어긋날 때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럴 때 무엇을 먼저 보는지, 그리고 체질이라는 틀을 잠시 내려놓아야 하는 경우는 언제인지를 다루겠습니다. 시리즈에서 비교적 중요한 편이라고 생각하는 내용입니다.

소증과 현증이 어긋난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말 그대로 평소 몸과 지금 몸이 서로 다른 말을 하는 상황입니다.

평소에 손발이 차고 추위를 타던 분이 갑자기 더위를 못 견디고 얼굴이 달아오른다거나, 평소 변비 쪽이던 분이 몇 주째 무른 변을 본다거나, 평소 땀이 거의 없던 분이 자다가 흠뻑 젖는다거나. 환자분 입장에서는 "내가 알던 내 몸이 아닌" 느낌이 듭니다.

이때 먼저 떠올리시는 생각이 "체질이 바뀌었나"입니다. 4편에서 말씀드린 대로 타고난 장국대소臟局大小의 틀 자체는 쉽게 뒤집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체질이 바뀐 것으로 읽기보다, 지금 몸에 무언가가 더해졌다고 읽는 쪽이 대개 사실에 가깝습니다.

그럼 어느 쪽을 먼저 봐야 하나요

사상의학에는 더 중한 쪽을 따른다는 판단 원칙이 있습니다. 소증과 현증이 어긋날 때, 둘을 평균 내거나 절충하지 않고 지금 몸에 더 급하고 무거운 쪽을 먼저 다룬다는 뜻입니다.

평소 체질 경향이 어떻든, 지금 당장 몸을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이 있으면 그쪽이 우선입니다. 급성으로 올라온 열, 갑작스러운 통증, 며칠째 이어지는 설사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평소 이런 체질이니까 이렇게 관리해야 한다"는 틀을 그대로 밀고 가면, 지금 몸이 보내는 더 큰 신호를 놓칠 수 있습니다.

순서를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급한 것이 먼저, 그다음이 평소 바탕입니다. 56편에서 경과를 볼 때는 소증의 이동을 본다고 말씀드렸는데, 그건 몸이 비교적 안정된 구간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지금 급한 일이 벌어지는 중이라면 순서가 달라집니다.

체질을 잠깐 내려놔야 할 때도 있나요

있습니다. 이 시리즈를 56편까지 쓰면서 체질의 쓸모를 계속 말씀드렸지만, 체질이 모든 상황의 답은 아닙니다.

증상이 체질 경향으로 설명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평소 체질 경향과 무관하게 체중이 의도치 않게 계속 빠진다거나, 한쪽에만 증상이 생긴다거나, 밤에 유독 심해진다거나, 쉬어도 전혀 회복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런 양상은 체질의 문제라기보다 다른 원인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47편에서 불안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을 다룰 때도 같은 말씀을 드렸습니다. 갑상선 기능 이상, 혈당 문제, 빈혈, 심장 쪽 원인처럼 체질과 별개로 확인해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체질이라는 틀이 익숙해질수록, 모든 증상을 그 틀 안에서 설명하고 싶어지는 함정이 생깁니다. 저도 진료하면서 경계하는 부분입니다.

이럴 땐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신호가 있나요

네,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체질을 따질 단계가 아니라고 보시고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 갑작스러운 심한 가슴 통증이나 숨 차는 증상
  •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거나, 얼굴 한쪽이 처지는 경우
  • 갑자기 머리가 터질 듯이 아프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경우
  • 고열이 여러 날 이어지는 경우
  • 원인을 알 수 없는 출혈, 또는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가 계속되는 경우
  •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밤에 깰 정도인 경우

특히 위의 두 번째와 세 번째 항목은 시간이 결과를 가르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한의원 진료를 기다리시기보다 응급 진료가 가능한 곳으로 바로 가시는 것이 맞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도 진료하는 사람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급한 증상이 지나가면 다시 체질로 돌아가나요

돌아갑니다. 오히려 그다음이 체질 관점이 가장 쓸모 있는 구간입니다.

급하게 올라온 것이 가라앉고 나면, 남는 질문은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식으로 왔는가"와 "어떻게 하면 덜 반복되는가"입니다. 이건 평소 바탕, 즉 소증의 영역입니다. 같은 피로가 쌓여도 어떤 사람은 소화기에서 먼저 무너지고 어떤 사람은 땀과 순환에서 먼저 무너집니다. 그 방향성이 체질이고, 55편에서 말씀드린 표리表裏와 순역順逆을 읽는 것도 이 구간의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급성기와 그 이후를 나눠서 봅니다. 급성기에는 지금 급한 것을 다루고, 가라앉은 뒤에 평소 바탕을 손봅니다. 순서를 섞으면 둘 다 어정쩡해집니다.

제가 미리 해둘 수 있는 게 있을까요

평소 내 몸의 기본값을 알아두시는 것입니다. 이게 전부입니다.

소증을 알고 계시면 "평소와 다르다"는 판단 자체가 빨라집니다. 평소 땀이 어떤지, 대변이 어떤지, 추위와 더위 중 어느 쪽이 힘든지, 식후에 어떤지. 3부(19~26편)에서 문진 8항목을 한 편씩 다룬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 기준선이 있어야 지금의 변화가 눈에 띕니다.

기준선을 모르면 변화도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평소를 모르는 상태에서는 지금이 평소와 다른지조차 판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체질을 아는 일의 실질적인 쓸모 중 하나가 바로 이 조기 감지입니다.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면, 평소와 다른 변화를 느끼셨을 때 그것을 혼자 해석하려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인터넷에서 비슷한 증상을 검색해 스스로 결론을 내리시는 경우가 많은데, 그 과정에서 괜한 불안만 커지거나 반대로 확인해야 할 것을 넘기게 됩니다.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까지가 환자분의 몫이고, 그다음은 의료진과 함께 보시면 됩니다.

오늘 정리하며

평소 몸인 소증素證과 지금 상태인 현증現證이 어긋날 때, 사상의학은 더 중한 쪽을 먼저 따릅니다. 체질이 바뀐 것이 아니라 지금 몸에 무언가가 더해졌다고 읽는 쪽이 대개 맞습니다. 체질 경향으로 설명되지 않는 양상이거나 위험 신호에 해당하면, 체질이라는 틀을 잠시 내려놓고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급한 것이 가라앉은 뒤에 평소 바탕을 손보는 것이 순서이고, 그 순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평소를 알아두는 일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나이가 들면서 몸이 달라지는 느낌이 드는 이유를, 체질이 변하는 것과 어떻게 다른지와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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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최근 의료법 관련 이슈가 많아 혼란을 겪는 사례가 있으나, 허위 신고나 근거 없는 민원 제기에 대해서는 자문 변호사와 함께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원한의원에서 다루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다른 의료기관 진료를 함께 권해드리는 것도 저희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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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병점·평택 등 오산 인근에서 오산 한의원을 찾는 분들께 정원한의원의 의료진과 진료 과목을 한곳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입니다. 진단과 치료 효과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정확한 판단은 한의사 진료가 필요합니다.

심원석 대표원장
글쓴이
심원석 대표원장 · 한의사

한방내과 전문의 · 체질개선 · 허약질환 · 뇌신경계(안면마비·중풍·파킨슨)

한방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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